재고·물류·

식품공장 ABC 재고분류 — 금액만 보면 C등급 자재가 생산라인을 멈춘다

금액기준 ABC만 쓰면 kg당 싼 C등급 자재가 결품돼 라인을 멈춘다. Value·Turnover·Shelf-Life에 Critical Flag까지, 품목 등급과 Lot 긴급도를 분리하는 식품형 다기준 분류를 정리한다.

전통적인 ABC 재고분석은 재고를 중요도에 따라 A·B·C로 나누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단순 단가보다는 연간 사용량 × 단가, 즉 Annual Consumption Value를 기준으로 누적 금액 비중이 큰 품목을 A군으로 분류한다.

제조업의 자금통제에는 유용하다. 그러나 식품공장에서 금액기준 ABC만 사용하면 중요한 위험을 놓친다.

kg당 가격은 낮지만 없으면 생산할 수 없는 첨가제가 있을 수 있다. 재고금액은 작지만 소비기한이 짧아 며칠 늦게 사용하면 폐기해야 하는 냉장 원료도 있다. 회전이 빠른 저가 포장재가 하루만 결품돼도 포장라인 전체가 멈출 수 있다.

따라서 식품 제조의 재고 중요도는 얼마나 비싼가,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가, 얼마나 오래 보관할 수 있는가를 같이 봐야 한다.

전통적인 ABC의 문제는 틀린 것이 아니라 질문이 하나뿐이라는 데 있다

금액기준 ABC가 답하는 질문은 명확하다. “회사의 재고자산 금액 중 어떤 품목에 자금이 가장 많이 묶여 있는가.” 이 질문에는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다음 질문에는 답하지 못한다.

  • 어떤 품목이 결품되면 생산라인이 멈추는가.
  • 어떤 원료가 먼저 소비기한에 도달하는가.
  • 어떤 재고가 낮은 금액 때문에 방치되면서 반복적으로 폐기되는가.
  • 어떤 포장재가 사용량은 많지만 현재 Safety Stock이 부족한가.

그래서 A등급은 철저히 관리하고 C등급은 느슨하게 관리한다는 전통적인 정책을 식품공장에 그대로 적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C등급이 곧 중요하지 않은 재고라는 뜻은 아니다.

첫 번째 축은 Value다

금액 중요도는 여전히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다음을 사용할 수 있다.

Annual Consumption Value = Annual Usage × Unit Cost

예를 들어 연간 100톤을 사용하고 kg당 3,000원인 원료는 연간 사용금액이 3억원이다. 반면 kg당 20,000원이지만 연간 100kg만 사용하는 첨가제는 200만원이다. 재고자산과 구매자금의 관점에서는 전자가 훨씬 중요하다.

이 값을 기준으로 누적 금액을 정렬해 A/B/C를 나누는 방식이 기본 ABC다. 다만 A 70%, B 20%, C 10%처럼 특정 비율을 모든 사업장에 고정할 필요는 없다. 품목수와 조달구조에 따라 회사가 Classification Policy를 정하면 된다.

두 번째 축은 Turnover다

금액이 같아도 움직이는 속도가 다르면 관리방법이 달라진다. 매주 입고되고 바로 소비되는 원료와 6개월 동안 창고에 머무르는 원료를 같은 등급으로 보면 안 된다.

재고회전율 또는 사용빈도를 기준으로 Fast / Medium / Slow처럼 별도 Class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식품에서는 Slow Moving Inventory가 단순 자금문제를 넘어 소비기한 문제로 전환될 수 있다.

회전이 느린 이유도 구분해야 한다.

  • 수요가 줄었는지
  • MOQ가 과도한지
  • 제품 단종 후 원료만 남았는지
  • BOM 변경으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지
  • Safety Stock이 과도한지

에 따라 해결책이 달라진다. 그래서 Inventory Turnover 분석이 Multi-Criteria ABC의 두 번째 데이터 축이 된다.

세 번째 축은 Shelf-Life Risk다

식품재고에서 가장 특수한 요소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설계 문제가 있다.

제품 A의 총 소비기한이 30일이라는 것은 Item Master의 특성이다. 하지만 현재 창고에 있는 Lot A-001은 5일 남았고 A-002는 21일 남았을 수 있다.

따라서 Shelf-Life는 두 층으로 나눠야 한다. Item Shelf-Life Profile과 Lot Remaining Shelf-Life다. 품목 자체가 원래 짧은 수명을 가진지 여부는 ABC 보조등급에 사용할 수 있다. 반면 현재 5일밖에 남지 않은 특정 Lot는 WMS의 긴급도 관리 대상으로 올려야 한다.

이 둘을 하나의 ABC 등급으로 합쳐버리면 품목 Master가 매일 A→B→A로 흔들리게 된다.

품목의 중요도와 Lot의 긴급도는 분리해야 한다

이 구조가 식품형 Multi-Criteria ABC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품목 기준으로는 다음처럼 관리할 수 있다.

  • Value Class = B
  • Turnover Class = A
  • Shelf-Life Profile = Short

그 품목의 개별 Lot에는 별도로 Expiry Risk = Normal / Warning / Critical / Blocked 상태를 부여한다. 즉 전략적 Inventory Class와 운영상 Expiry Priority는 다르다.

WMS가 해야 할 일도 달라진다. ABC Class는 실사빈도, 구매승인, Safety Stock 검토주기에 영향을 준다. Expiry Priority는 FEFO Picking, 생산우선사용, 출고제한과 폐기예정 판단에 영향을 준다.

단순히 세 점수를 더해 A·B·C 하나로 줄일 필요는 없다

Multi-Criteria 모델을 만들 때 흔히 Value 40% + Turnover 30% + Shelf Life 30%처럼 가중합 점수를 만들고 다시 A/B/C로 나누려 한다.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반드시 최선은 아니다.

예를 들어 금액점수가 낮은 핵심 부원료가 Shelf-Life와 생산중단 위험 때문에 높은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단순 가중평균에서는 다른 점수에 희석될 수 있다. 따라서 초기에는 Matrix 방식이 더 이해하기 쉽다.

  • 고금액 + 단수명 — 재무·폐기위험이 모두 높으므로 집중관리한다.
  • 저금액 + 단수명 — 자금 중요도는 낮더라도 FEFO와 임박재고 통제를 강화한다.
  • 저금액 + 고회전 — 재고금액보다 Stockout Risk를 중심으로 Safety Stock을 관리한다.
  • 고금액 + 저회전 — 운전자금과 Dead Stock Risk를 우선 관리한다.

AHP 같은 다기준 의사결정기법은 품목수가 많고 평가요소가 복잡할 때 사용할 수 있지만, 데이터와 평가기준이 불안정한 초기 단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생산중단 중요도는 네 번째 보조축으로 고려할 가치가 있다

식품공장을 실제로 운영하면 세 가지 변수만으로도 부족한 품목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한 제품에 0.1%만 들어가는 첨가제가 있다. 금액도 낮고 사용량도 적으며 소비기한도 길다. 전통적인 ABC에서는 C등급이다. 하지만 이 첨가제가 없으면 주력제품 전체를 생산하지 못한다.

이런 경우 Criticality 또는 Stockout Impact를 별도 Flag로 두는 것이 좋다. 즉 실제 데이터 구조는 다음 형태가 될 수 있다.

  • ABC Value Class
  • Velocity Class
  • Shelf-Life Profile
  • Critical Item Flag

Multi-Criteria의 목적은 복잡한 점수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단일 금액등급 때문에 중요한 위험이 숨는 것을 막는 것이다.

등급에 따라 Cycle Counting 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모든 품목을 같은 주기로 실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금액이 크고 거래빈도가 높으며 과거 Inventory Variance가 자주 발생한 품목은 더 자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장기간 움직이지 않는 저위험 품목은 실사주기를 길게 가져갈 수 있다.

여기서도 “A는 매일, B는 매주, C는 매월” 같은 고정 법칙은 없다. 품목의 위험도와 거래건수, 이전 실사차이를 기준으로 회사가 Cycle Count Policy를 설정한다. 특히 소비기한 임박 Lot는 ABC 등급과 관계없이 별도 Cycle Count Task를 생성할 수 있다. 전략적 등급과 운영상 예외관리를 다시 분리하는 것이다.

Safety Stock도 ABC 한 글자로 결정하면 안 된다

A등급이면 Safety Stock을 많이 두고 C등급이면 적게 둔다는 접근은 위험하다.

고가 A품목인데 납기가 안정적이고 대체공급처가 많다면 높은 Safety Stock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C등급 저가 부원료가 생산필수품이고 Lead Time Variability가 크다면 높은 서비스 수준이 필요할 수 있다.

Safety Stock은 수요변동, 공급리드타임과 목표 서비스 수준을 이용해 계산하고, Multi-Criteria Class는 서비스 수준 정책을 결정하는 입력요소로 사용하는 편이 적절하다. Dynamic Safety Stock과 ABC가 연결되는 지점이다.

FEFO는 ABC 등급이 아니라 Lot 속성으로 작동해야 한다

A품목만 FEFO를 적용하고 C품목은 FIFO로 처리하는 방식도 맞지 않다. 소비기한 관리가 필요한 품목이라면 금액등급과 관계없이 FEFO 대상이 될 수 있다.

WMS에서는 출고지시가 생성될 때 다음을 먼저 검증한다.

  • Quality Status
  • Expiry Eligibility
  • FEFO Sequence
  • Customer Minimum Remaining Life

그다음 ABC 등급은 Picking Approval이나 Count Frequency 같은 내부 통제수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ABC와 FEFO의 역할을 분리해야 한다.

전통 ABC와 식품형 Multi-Criteria 관리의 차이는 위험을 몇 방향에서 보는가다

구분 전통적 ABC ERP/WMS Multi-Criteria
기본 기준 연간사용금액 Value + Velocity + Shelf-Life
평가단위 Item Item + Lot Risk
금액 중요도 중심 유지
회전속도 제한적 별도 Class
소비기한 미반영 Shelf-Life Profile
Lot 잔여기한 미반영 Expiry Risk
생산필수도 미반영 Critical Flag 가능
실사주기 ABC 기준 위험·거래빈도 결합
Safety Stock 등급별 경험값 변동성·서비스 수준 연동
출고정책 별도 FEFO/WMS 연결
등급변경 정기 재분류 Item 정기 + Lot 실시간 Escalation

’동적 ABC’는 모든 등급을 실시간 변경하는 구조가 아니다

ERP에서 매일 A·B·C를 바꾸면 구매담당자와 창고관리자는 기준을 신뢰하기 어려워진다. Value와 Turnover Class는 월 또는 분기처럼 정해진 기간마다 Rolling Data를 이용해 재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더 관리하기 쉽다.

반면 Lot Remaining Shelf-Life는 매일 변한다. 따라서 실시간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은 ABC Master가 아니라 Expiry Risk Status다. 예를 들어 잔여 소비기한이 회사가 정한 Warning Threshold에 들어오면 NORMAL → WARNING → CRITICAL → BLOCKED로 상태를 바꿀 수 있다.

Critical Lot은 생산계획 우선사용 후보로 올리고 FEFO 순위를 높이며, Blocked 상태가 되면 출고와 생산투입을 차단한다. 이것이 WMS에서 의미 있는 Dynamic Classification이다.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으면 다기준 분석은 더 정교하게 틀린다

Multi-Criteria ABC는 ERP·MES·WMS 데이터가 맞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장부재고가 실제보다 많거나 Lot의 소비기한이 잘못 입력되어 있다면, 정교한 알고리즘을 적용할수록 결과를 더 신뢰하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앞단에 생산일보 표준화와 Cycle Counting이 필요하다.

  • 생산투입이 Actual Consumption으로 기록되고
  • 창고 이동이 Location 단위로 남고
  • Lot와 Expiry Date가 입고 시점에 정확하게 생성되며
  • 재고실사에서 실제수량을 반복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BOM이 틀려 장부에 Phantom Inventory가 쌓이는 상황이라면 ABC 분석보다 BOM Precision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Multi-Criteria ABC의 목적은 재고를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다

고가 저회전 재고는 줄이는 것이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저가 고회전 핵심자재는 오히려 서비스 수준을 높여야 할 수 있다. 짧은 소비기한 품목은 발주량을 줄이고 주기를 짧게 가져갈 수 있다. 긴 Lead Time의 필수 원료는 공급처 이원화를 검토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A등급이라도 조치가 같을 필요가 없다. 재고분류의 목적은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재고에 어떤 관리정책을 적용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이다.

식품공장 재고는 ‘A·B·C’ 세 글자로 끝낼 수 없다

실무적으로 가장 유용한 화면은 단순 ABC List보다 다음 정보가 같이 보이는 화면이다.

  • Item / Value Class / Turnover Class / Shelf-Life Profile / Criticality
  • On-hand / Available / Oldest Lot Expiry / Inventory Days
  • Safety Stock / Cycle Count Status

이 정보를 한 화면에서 보면 비싼 재고, 느린 재고, 곧 폐기될 재고, 결품 위험이 큰 재고를 서로 다른 이유로 구분할 수 있다.

Inventory Turnover → Multi-Criteria ABC → Dynamic Safety Stock → FEFO → Cycle Counting

이 구조가 연결되면 ABC는 연말에 엑셀로 품목 순위를 매기는 작업에서 벗어난다.

식품공장의 재고분류는 무엇이 가장 비싼가를 찾는 작업이 아니라, 어떤 품목이 자금을 묶고 어떤 Lot가 곧 가치가 사라지며 어떤 자재의 결품이 생산을 멈추는지를 동시에 구분하는 작업이다.

그 구분이 ERP Item Master와 WMS Lot Data에 반영될 때, ABC 분석은 실제 구매·실사·출고 정책을 움직이는 SCM 기준정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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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Michael Han

글 · Michael Han
(주)단지 대표(식품제조, 2016~) · VSL Vietnam MD · ISO 9001·14001·45001 인증심사원.저자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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