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재고관리 완전정복 —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재고가 안 맞는 진짜 이유는 3단계 재고를 따로 안 봤기 때문이다. 원재료·반제품·완제품, LOT·FEFO·BOM·실사, 재고가 회계로 이어지는 흐름까지 예시로 정리한다.
유통업의 재고는 단순하다. 사 온 물건을 그대로 파니까 “몇 개 있나”만 맞으면 된다. 제조업은 다르다. 원재료를 사서 가공해 다른 물건으로 바꾸기 때문에, 재고가 형태를 바꾸며 흐른다.
실제 상황을 보자. 소스류를 만드는 업체의 재고 담당자는 매달 실사 때마다 골머리를 앓는다. 원재료 창고의 토마토 페이스트가 장부보다 늘 부족하다. 알고 보니 생산에 투입한 양이 그때그때 기록되지 않고, 월말에 “이만큼 썼겠지” 하고 어림잡아 차감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통기한이 임박한 원재료가 뒤에 묻혀 있다가 폐기되는 일도 반복됐다. 재고가 안 맞는 것도, 폐기가 나는 것도, 결국 재고의 흐름을 한 덩어리로 뭉뚱그려 봤기 때문이다.
이 글은 제조업 재고관리의 뼈대를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예시와 함께 정리한다.
제조업 재고는 세 단계다
제조 재고는 성격이 다른 세 단계로 나뉜다. 이걸 구분하지 않으면 재고도 원가도 엉킨다.
- 원재료(원부자재) — 아직 가공 전. 매입해서 창고에 들어온 상태.
- 반제품(재공품) — 가공 중이거나 공정 사이에 멈춰 있는 상태. 가장 놓치기 쉬운 재고다.
- 완제품 — 가공이 끝나 판매 가능한 상태.
생산이 진행되면 원재료가 차감되고 반제품·완제품이 생긴다. 이 자재 소모와 산출이 기록되지 않으면 장부 재고와 실물이 벌어진다. “재고가 안 맞는다”의 대부분은 반제품 단계의 소모·산출이 실시간으로 안 잡혀서다. 위 사례의 토마토 페이스트가 정확히 이 경우다 — 투입 시점에 기록됐다면 실사 차이는 나지 않았을 것이다.
LOT 추적 — 왜 필수인가
LOT(로트)는 같은 조건에서 만들어진 묶음 단위다. 원재료 LOT → 생산 LOT → 완제품 LOT로 이어지며, 각 단계가 어느 LOT를 썼는지 연결된다.
왜 중요한가. 문제가 터졌을 때다. 특정 원재료에 하자가 발견되면, 그 LOT가 어느 완제품에 얼마나 들어갔는지 역추적해 회수 범위를 좁혀야 한다.
LOT 역추적 · 원재료 RM-2408-17
RM-2408-17→ 생산 배치
PB-0830-03→ 완제품 LOT
FG-0830-11→ 출고
거래처 3곳
| 완제품 LOT | 수량 | 출고처 | 상태 |
|---|---|---|---|
| FG-0830-11 | 240 | A마트 | 회수대상 |
| FG-0830-11 | 180 | B유통 | 회수대상 |
| FG-0830-12 | 300 | C도매 | 정상 |
MillioAI 화면 예시(도식) — 하자 원재료 LOT를 클릭하면 그것이 들어간 완제품 LOT와 출고처만 정확히 좁혀진다. 실제 구현: millioai.com
LOT 연결이 없으면 “언제 들어온 원재료인지 모르니 전량 회수”가 되어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진다. 위 예시라면 420개만 회수하면 될 것을, 추적이 안 되면 그날 만든 전량을 회수해야 한다. 식품·화장품·의약품처럼 규정이 요구하는 업종에서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기록 쪽은 HACCP 문서 전산화 가이드에서 다뤘다).
FEFO vs FIFO — 무엇을 먼저 내보내나
재고를 내보내는 순서 규칙이다.
- FIFO(선입선출) — 먼저 들어온 것을 먼저 낸다. 일반적인 기본 규칙.
- FEFO(선유효기간 선출) — 유통기한이 먼저 도래하는 것을 먼저 낸다.
차이를 예로 보자. 같은 원재료가 두 LOT 있다.
| LOT | 입고일 | 유통기한 | FIFO 순서 | FEFO 순서 |
|---|---|---|---|---|
| A | 8/01 | 9/10 | 1순위(먼저 입고) | 2순위 |
| B | 8/05 | 9/03 | 2순위 | 1순위(기한 임박) |
FIFO만 돌리면 먼저 입고된 A를 먼저 쓰지만, 정작 유통기한은 B가 빠르다. 그 결과 B가 창고에 남아 기한이 지나 폐기된다. 유통기한이 있는 제품(식품·화장품·일부 화학)은 반드시 FEFO여야 한다. 시스템에서 LOT별 유통기한을 관리하고 FEFO로 출고·투입 우선순위를 자동으로 잡아야 이 폐기를 막는다.
BOM과 재고 — 얼마를 차감할 것인가
BOM(자재명세서) 은 완제품 하나를 만들 때 어떤 원재료가 얼마나 들어가는지 정의한 표다. 생산 실적이 기록되면 BOM에 따라 원재료가 자동 차감된다.
예를 들어 소스 1병의 BOM이 토마토 페이스트 200g + 소금 5g + 병 1개라면, 소스 500병을 생산할 때 토마토 페이스트 100kg + 소금 2.5kg + 병 500개가 자동 차감된다. BOM이 정확해야 재고 차감도, 원가 계산도 맞는다. BOM이 실제 배합과 다르면(현장에서 조금 더 넣거나 덜 넣는데 BOM은 그대로면) 장부 재고가 계속 어긋난다. BOM은 한 번 만들고 끝이 아니라, 실제 소모와 맞는지 주기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재고조정·실사 — 장부와 실물 맞추기
아무리 잘 기록해도 파손·증발·계량 오차로 장부와 실물은 벌어진다. 그래서 재고실사로 실물을 세고, 차이를 재고조정으로 반영한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게 있다. 재고조정은 단순히 숫자만 고치는 게 아니라 회계에 영향을 준다. 재고가 100개 줄면 그만큼 손실(재고감모손실)이 회계에 잡혀야 한다. 그래서 재고조정은 회계 분개와 연결되는 게 맞다 — 시스템에서 숫자만 바꾸고 회계와 분리하면 장부(재고자산)와 재무제표가 따로 놀게 된다. 실사→조정→분개가 한 흐름으로 이어져야 재고와 장부가 항상 일치한다.
재고는 결국 회계로 이어진다
재고는 회계에서 자산(재고자산) 이다. 팔리면 그만큼 매출원가로 바뀐다. 즉 재고 평가액이 곧 자산이자 원가의 출발점이다.
- 매입 → 재고자산 증가 (차변 원재료 / 대변 외상매입금)
- 생산 → 원재료 감소, 완제품(재고자산) 증가
- 판매 → 완제품 감소, 매출원가 발생
이 흐름이 재고 시스템과 회계가 연결돼 자동 분개로 이어지면, “재고가 얼마고 그게 원가로 얼마 빠졌는가”가 실시간으로 보인다. 재고관리가 원가·회계와 만나는 지점이다.
흔한 실수
- 월말 일괄 차감. 투입을 그때그때 안 잡고 월말에 어림하면 실사 차이가 반복된다. → 실시간 기록.
- FIFO만 운영. 유통기한 제품인데 FIFO만 돌려 임박 재고가 폐기된다. → FEFO.
- BOM 방치. 실제 배합이 바뀌었는데 BOM은 옛날 그대로. → 주기 검증.
- 재고조정과 회계 분리. 숫자만 고치고 손실을 회계에 안 잡으면 재무제표가 틀린다. → 조정→분개 연결.
자주 묻는 질문
Q. 반제품(재공품)까지 꼭 관리해야 하나요? A. 공정이 하루 안에 끝나는 단순 생산이면 크게 문제 안 된다. 하지만 공정 사이에 재고가 며칠씩 머무는 경우, 반제품을 안 잡으면 재고와 원가가 계속 어긋난다.
Q. 유통기한이 없는 제품도 LOT 관리가 필요한가요? A. 회수·품질 이슈 대응을 위해서라면 유통기한과 무관하게 LOT 추적이 유용하다. 하자 원인을 특정 배치로 좁힐 수 있기 때문이다.
Q. 재고평가는 어떤 방식으로 하나요? A. 총평균·이동평균·선입선출 등이 있으며, 한 번 정한 방식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식에 따라 재고자산·매출원가 금액이 달라진다.
정리하면 제조 재고는 원재료·반제품·완제품 세 단계로 흐르고, LOT로 추적되며, FEFO로 유통기한을 관리하고, BOM으로 차감되고, 실사로 보정되어, 마지막에 회계의 재고자산·매출원가로 이어진다. 재고관리는 창고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원가·회계를 잇는 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