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물류·

식품공장 재고회전율 — 창고에 얼마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현금으로 돌아오느냐다

재고가 많다고 공급이 안정적인 건 아니다. 전사 회전율 하나가 아니라 원재료·WIP·완제품으로 쪼개고, 과잉생산·과도한 안전재고·FEFO 실패·수불 불일치로 원인을 나눠 운전자금 회수 속도를 본다.

식품공장에서 재고가 많다는 사실은 반드시 안정적인 공급망을 의미하지 않는다. 원재료가 충분해 보여도 소비기한이 임박해 사용할 수 없는 재고가 많을 수 있고, 완제품 판매는 정상인데 사용하지 않는 포장재와 부원료가 몇 달째 창고를 차지하고 있을 수도 있다.

재고회전율은 이런 문제를 금액으로 압축해서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제조업에서는 전사 재고회전율 하나만 보고 판단하면 원인을 놓치기 쉽다. 원재료, 재공품(WIP), 완제품은 재고가 머무르는 이유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재고회전율은 높을수록 무조건 좋은 숫자도 아니다. 너무 낮으면 자금이 재고에 묶이고 폐기위험이 커진다. 반대로 지나치게 높으면 안전재고가 부족해 생산중단과 결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목표는 최대 회전율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최소 재고로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다.

재고회전율은 매출액이 아니라 매출원가와 비교해야 한다

대표적인 재고회전율 산식은 다음과 같다.

Inventory Turnover = COGS ÷ Average Inventory

여기서 Average Inventory는 보통 기초재고와 기말재고의 평균으로 계산할 수 있다.

Average Inventory = (Beginning Inventory + Ending Inventory) ÷ 2

예를 들어 연간 매출원가가 24억원이고 평균재고가 4억원이라면 재고회전율은 6회다. 이를 재고보유일수로 환산하면 다음과 같다.

DSI = Average Inventory ÷ COGS × 365 또는 DSI = 365 ÷ Inventory Turnover

회전율이 6회라면 평균적으로 약 61일분의 재고를 보유했다는 의미다.

매출액이 아니라 COGS를 사용하는 이유는 재고자산이 판매가격이 아니라 원가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식품공장에서는 총재고 회전율을 세 개로 쪼개야 한다

제조업의 평균재고에는 원재료, 재공품, 완제품이 섞여 있다.

전사 회전율만 보면 완제품 판매가 빨라 전체 지표는 양호한데 원재료 창고에는 몇 달째 사용하지 않는 자재가 쌓여 있는 상황을 놓칠 수 있다. 따라서 최소한 다음을 별도로 보는 편이 좋다.

  • Raw Material Turnover — 느리다면 구매·MRP·Safety Stock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 WIP Days — 재공품이 오래 머문다면 공정 대기, Batch Size, 설비병목을 확인해야 한다.
  • Finished Goods Turnover — 느리다면 수요예측, 생산계획, SKU 과다 또는 판매부진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같은 ’재고 증가’라도 원인이 전혀 다르다.

첫 번째 원인: 생산량이 판매속도보다 빠르다

식품공장에서 회전율이 떨어지는 가장 단순한 이유는 판매보다 많이 만드는 것이다.

설비가 놀고 있다는 이유로 생산량을 늘리고 고정비를 분산시키면 단위 제조원가는 낮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팔리지 않은 제품은 창고로 이동한다. 전부원가계산에서는 고정제조간접비 일부가 재고에 포함되므로 생산량 증가가 단기적인 손익 착시를 만들 수도 있다.

문제는 식품에는 소비기한이 있다는 점이다. 일반 제조업의 과잉재고는 장기간 보관할 수 있지만 식품 완제품은 시간이 지나면서 판매가능기간이 줄어든다.

따라서 재고회전율 하락은 단순 물류 KPI가 아니라 생산량이 실제 수요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 부분은 수요예측과 함께 봐야 한다.

두 번째 원인: Safety Stock이 실제 위험보다 크다

“원료가 없어서 생산을 못 하는 것보다는 많이 사두는 게 낫다.” 현장에서는 합리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모든 원료에 한 달치, 두 달치 같은 고정 Safety Stock을 적용하면 재고가 빠르게 증가한다. 특히 MOQ가 크거나 수입 Lead Time이 긴 원료는 발주 때마다 재고가 크게 튀어오른다.

안전재고는 감으로 결정하는 고정수량이 아니라 수요변동과 Lead Time 변동을 반영해야 한다. 동적 안전재고에서 다룬 것처럼 수요 표준편차와 리드타임 표준편차가 안정되면 Buffer를 낮출 수 있고, 반대로 공급위험이 증가하면 일시적으로 높일 수 있다.

문제는 공급업체 납기가 정상화됐는데도 과거에 높여 놓은 Safety Stock을 몇 년 동안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다. 그 숫자가 바로 창고에 잠긴 운전자금이 된다.

세 번째 원인: FEFO가 작동하지 않아 오래된 재고가 뒤에 남는다

재고회전율은 총량만의 문제가 아니다. 같은 100kg이라도 소비기한이 충분히 남은 재고와 일주일 뒤 폐기해야 하는 재고의 경제적 가치는 같지 않다.

식품창고에서 FIFO만 적용하면 먼저 들어온 Lot가 먼저 나갈 수는 있지만, 소비기한이 가장 빠른 Lot가 반드시 먼저 출고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Lot별 Expiry Date를 기준으로 FEFO가 작동해야 한다.

문제는 엑셀 재고표에서는 품목별 총수량은 관리해도 어느 Rack에 어느 Lot가 있고 소비기한이 언제인지까지 정확하게 연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결국 임박 Lot가 뒤에 묻히고 새로운 Lot가 먼저 생산에 투입된다.

재고회전율 숫자는 비슷해 보여도 내부에서는 Aging Inventory가 증가한다. 따라서 회전율과 함께 재고 Aging을 봐야 한다.

네 번째 원인: 장부 재고가 실제보다 많다

재고회전율의 분모는 평균재고다. 이 분모 자체가 틀리면 지표도 틀린다.

ERP에는 원료가 1억원 남아 있는데 실제 창고에는 8천만원밖에 없다면 장부상 회전율은 실제보다 낮게 계산된다. 식품공장에서 이런 차이는 소분, 계량, 추가투입, 폐기, Rework, 생산 Loss 등의 Transaction이 빠지면서 발생한다.

특히 BOM 기준으로 원료를 Backflush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표준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 경우 ERP에는 존재하지 않는 Phantom Inventory가 쌓인다. 월말 재고실사에서 Adjustment로 숫자를 맞추면 기말잔액은 맞을 수 있지만 해당 월의 제품별 실제원가는 이미 왜곡돼 있다.

그래서 BOM Precision과 생산일보 표준화가 재고회전율 관리의 기반이 된다.

재고회전율은 물류 KPI이면서 회계 데이터다

재고회전율을 계산하려면 평균재고금액이 필요하다. 따라서 수량만 정확해서도 부족하다.

ERP의 재고평가단가가 실제 매입원가와 맞는지, WIP 평가가 적절한지, 폐기재고가 정상재고에 남아 있지는 않은지도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용할 수 없는 원료를 ERP에서 정상재고로 계속 보유하면 물리적인 수량은 존재하지만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자산이 된다.

그래서 재고상태를 최소한 다음으로 구분하는 것이 좋다.

  • Available — 사용 가능
  • QC HOLD — 검사 대기
  • Blocked — 사용 보류
  • Expired — 소비기한 경과
  • Scrap Pending — 폐기 대기

On Hand와 Available Inventory를 같은 숫자로 보면 MRP와 회전율 분석 모두 흐려진다.

월말 재고표와 실시간 재고의 차이는 원인을 찾는 속도다

구분 수기·월말 정산 ERP/MES/WMS 실시간 관리
재고 기준 품목 총수량 Item·Lot·Location
수불 반영 월말 일괄 정리 Transaction 발생 시 반영
생산투입 수기·BOM 추정 Actual Consumption
소비기한 엑셀 관리 Lot별 Expiry
출고순서 작업자 판단 FEFO Allocation
Safety Stock 고정 수량 변동성 기반 재계산
재고차이 실사 후 Adjustment Variance 원인 추적
회전율 월·연 단위 일·주·월 Trend
Aging 별도 계산 Bucket 자동분류
MRP 반영 장부재고 의존 Available Inventory 기반

바코드를 도입했다고 수불이 자동으로 정확해지는 것은 아니다

바코드는 재고정확도를 높일 수 있지만 Scanner 자체가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는다.

입고 때 Supplier Lot와 내부 Lot를 연결하고, Location 이동 때 Scan하고, 생산투입 시 Batch와 Material Lot를 Binding하며, 소분 후 잔량까지 다시 식별해야 한다. 하나의 단계라도 빠지면 시스템 수량과 실물은 다시 벌어진다. RFID도 마찬가지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Transaction에서 재고수량을 바꿀 것인지 정의하는 것이다.

Receipt → Transfer → Issue → Return → Scrap → Production Receipt → Shipment

각 Movement가 ERP/WMS/MES 사이에서 한 번만 정확하게 발생해야 한다.

재고회전율 개선은 세 단계로 접근해야 한다

  1. 재고를 정확하게 만드는 단계. Lot, Location, Actual Consumption, Scrap을 제대로 기록하지 못한다면 회전율 분석 자체가 의미 없다.
  2. 오래된 재고를 제거하는 단계. FEFO와 Aging Report를 사용해 소비기한 임박, Slow Moving, Dead Stock을 구분하고 원인을 분석한다.
  3. 다시 쌓이지 않도록 계획변수를 수정하는 단계. Forecast, Safety Stock, MOQ, Lead Time, BOM과 MRP Parameter를 조정한다.

창고에서 오래된 재고를 한 번 폐기했다고 재고회전율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왜 그 재고가 만들어졌는지를 구매와 생산계획까지 되돌려야 한다.

회전율이 높아졌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재고를 극단적으로 줄이면 DSI는 낮아진다. 그러나 핵심 원료가 하루만 늦어도 생산라인이 멈춘다면 좋은 SCM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회전율은 Stockout Rate, Service Level, Expiry/Scrap, 생산중단시간과 함께 봐야 한다. 식품공장의 목표는 재고가 가장 적은 공장이 아니라 필요한 재고만 정확하게 보유하는 공장이다.

재고회전율은 결국 제조 데이터의 결과다

재고가 쌓이는 이유는 창고 안에만 있지 않다.

  • Forecast가 틀릴 수 있다.
  • BOM이 틀릴 수 있다.
  • Yield가 낮을 수 있다.
  • 구매 MOQ가 과도할 수 있다.
  • 생산 Lot Size가 너무 클 수 있다.
  • FEFO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 실제 사용량이 ERP에 기록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래서 Inventory Turnover는 최종 결과지표에 가깝다.

Demand Forecast → MRP → Purchase → Receiving → Inventory → Production Consumption → Finished Goods → Shipment

전체 흐름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회전율이 개선된다.

재고회전율을 관리한다는 것은 창고 수량을 줄이는 일이 아니다.

원재료에 지출한 현금이 생산을 거쳐 완제품이 되고 다시 매출원가로 전환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되, 그 과정에서 결품과 폐기를 동시에 통제하는 일이다.

그 구조를 ERP·MES·WMS가 같은 재고 Transaction으로 공유할 때, 재고회전율은 결산 후 확인하는 지표가 아니라 SCM을 조정하는 경영지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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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Michael Han

글 · Michael Han
(주)단지 대표(식품제조, 2016~) · VSL Vietnam MD · ISO 9001·14001·45001 인증심사원.저자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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