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회계·

"BOM 안 고치고 레시피 바꿔 원가 틀어진 달" — 현장 배합 변경이 재고와 실제원가를 무너뜨리는 방식

"원료 상태가 달라 조금 더 넣었다"는 조정이 메모에만 남고 BOM·MES에 안 남으면 유령재고와 원가 착시가 쌓인다. 현장 변경을 ECR/ECO와 Actual Consumption으로 통제하는 법을 정리한다.

오늘 원료 상태가 달라서 소스를 조금 더 넣었습니다.

식품공장에서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말이다. 원료의 수분·당도·점도와 품질 편차가 존재하고, 특정 원료가 부족해 대체재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문제는 조정 자체보다 그 사실이 작업자의 메모와 기억에만 남고 ERP의 Standard BOM과 MES 제조기록에는 남지 않는 경우다. 한 달 뒤 재고실사를 하면 ERP에는 특정 원료가 남아 있는데 창고에는 없다. 다른 원료는 반대로 장부보다 많이 남는다. 원가표에서는 정상적인 마진이 나오지만 실제 자금은 예상보다 빠르게 빠져나간다.

현장의 2~3% 배합변경이 반복되면 그것은 더 이상 미세조정이 아니라 기준정보와 실제 제조가 서로 다른 공장이다.

한 Batch의 작은 차이가 월말에는 유령재고가 된다

표준 BOM상 제품 한 Batch에 고가 원료 A가 20kg 들어간다고 하자. 그러나 원료 특성을 맞추기 위해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22kg을 투입했다. MES가 실제투입량을 기록하지 않고 ERP가 BOM 기준 20kg만 자동 차감한다면 Batch마다 2kg이 장부에 남는다. 한 달 동안 50 Batch를 생산하면 ERP에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원료 A 100kg이 남게 된다. 이른바 Phantom Inventory다.

월말 실사에서 이를 발견해 -100kg 재고조정을 하면 장부 숫자는 다시 맞출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제품이 그 원료를 추가 소비했고 제품별 원가가 얼마만큼 증가했는지는 사라진다. 재고조정은 차이를 없애지만 차이가 발생한 제품과 Batch를 복원하지는 못한다.

Standard BOM과 Actual BOM은 같은 숫자여야 하는 것이 아니다

Standard BOM은 계획과 MRP, 표준원가를 위한 기준이다. Actual BOM은 특정 Batch에서 실제 어떤 원료가 얼마나 투입됐는지를 의미한다. 따라서 정상적인 제조시스템은 두 값을 모두 보존해야 한다.

Standard BOM → Planned Batch BOM → Actual Consumption

실제투입량이 표준과 다르다는 이유로 매번 Standard BOM을 덮어쓰면 기준 자체가 사라진다. 반대로 Actual을 수집하지 않고 Standard만 유지하면 제조현실을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차이를 없애는 게 아니라 왜 달라졌는가를 기록하는 것이다.

원가 착시는 사용량 차이에서 시작된다

원가변동은 구매단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실제 재료비는 결국 실제 구매가격과 실제 사용수량이 만나야 한다.

Actual Material Cost = Actual Purchase Price × Actual Consumption

ERP Costing이 표준 BOM 기준 20kg만 원가에 반영하는 동안 실제로는 22kg을 사용했다면 제품원가는 과소계산된다. 영업에서는 마진이 남는 제품으로 판단해 판매를 계속하지만 현금흐름과 실물재고는 그 계산과 다르게 움직인다.

특히 고가 원료의 초과투입이 반복되면 표준원가 기준으로는 흑자인 SKU가 Actual Cost 기준으로는 손익분기점 이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BOM Precision과 Batch Actual Costing을 분리해서 볼 수 없다.

잘못된 BOM은 다음 달 구매계획까지 틀린다

ERP의 MRP는 기준 BOM을 사용해 미래 자재소요량을 계산한다. 실제 사용량은 22kg인데 ERP가 계속 20kg으로 계산한다면 예정된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부족량도 커진다. 반대로 대체재를 지속 사용하면서 원래 원료를 BOM에 그대로 두면 사용하지 않는 자재가 계속 발주될 수 있다.

결국 현장은 결품과 과잉재고를 동시에 경험한다. 구매팀에서는 Safety Stock을 올리고 생산팀에서는 긴급발주를 요청하지만, 실제 원인이 공급불안이 아니라 틀린 BOM일 수도 있다.

현장 변경은 ECR/ECO 절차로 남겨야 한다

식품공장에서는 기계설계 업종의 Engineering Change라는 용어가 다소 낯설 수 있지만 구조는 유용하다. 현장에서 변경 필요성이 발생하면 먼저 ECR(Engineering Change Request 또는 내부 변경요청)을 생성한다. 변경 사유·대상 제품·기존 원료와 변경 원료·배합비·예상 적용기간·품질·표시·원가 영향을 검토한다.

승인되면 ECO(Change Order)를 통해 새 BOM/Recipe Revision을 발행하고 Effective Date 또는 적용 Batch를 지정한다. 중요한 것은 작업자가 ERP Master를 직접 수정하는 구조를 막는 것이다. 또한 배합비나 원재료 변경이 품목제조보고·표시사항·알레르기·소비기한·HACCP 위해요소 분석 등에 영향을 미치는지 품질부서가 함께 검토해야 한다.

MES 저울 연동은 ’실제 무엇을 넣었는가’를 남긴다

승인된 Recipe가 있다고 해서 작업자가 그대로 투입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생산지시와 Batch를 호출하고 원료 Lot 바코드를 Scan한 뒤 디지털 저울에서 실제 중량을 수집하면 Batch ID + Material + Material Lot + Target Qty + Actual Qty가 남는다.

허용범위를 넘으면 작업자는 임의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승인요청을 생성할 수 있다. 대체원료를 Scan했을 때 해당 Recipe Revision에 등록되지 않은 원료라면 투입을 차단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해야 Audit Trail이 “누가 BOM을 수정했는가”뿐 아니라 “어느 Batch에서 실제 무엇이 투입됐는가”까지 연결된다.

구두 변경과 시스템 변경의 차이는 다음 달에도 설명할 수 있는가다

구분 구두·수기 변경 MES/ERP 변경통제
변경사유 작업자 기억 ECR 기록
기준 BOM 기존값 유지·임의수정 Revision 관리
적용시점 불명확 Effective Date/Batch
실제투입 수기·추정 저울·Barcode 실적
대체원료 현장 판단 승인 Master 검증
재고차감 표준수량 Actual Consumption
원가분석 월말 Adjustment Batch Variance
품질영향 사후 확인 변경 전 영향검토
변경이력 추적 어려움 ECO/Audit Trail

모든 배합 조정을 즉시 영구 BOM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원료 Lot 특성 때문에 특정 Batch에서만 투입량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Temporary Recipe Override 또는 Batch Deviation으로 기록하고, 승인범위 안에서 Actual을 남기는 것이 적절하다.

반면 같은 조정이 반복된다면 더 이상 예외로 보기는 어렵다. 최근 Batch의 Actual Consumption과 Yield를 분석해 Standard BOM 자체가 현실과 맞지 않는지 검토해야 한다. 즉 시스템은 일시적 편차와 기준정보 변경을 구별해야 한다.

품목제조보고와 실제 제조가 달라지는 문제도 별도로 봐야 한다

현재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은 품목제조보고 후 원재료명·성분명 및 배합비율을 변경하려는 경우 일정한 변경보고 절차를 두고 있다. 따라서 ERP BOM을 바꾸는 것과 행정상 품목제조보고 변경은 동일한 업무가 아니다.

내부 Recipe Revision을 승인하면서 동시에 Regulatory Impact를 검토해야 한다. 특히 원재료 변경은 표시사항·알레르기·제품규격이나 HACCP 관리기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단순 원가문제로 끝내서는 안 된다. (변경보고 대상·절차는 개정될 수 있어 현행 법령으로 확인한다.)

실제원가를 살리는 것은 ’정확도 100%’가 아니라 변경의 연결성이다

Batch Actual BOM을 수집한다고 모든 원가가 자동으로 100% 정확해지는 것은 아니다. 구매가격·WIP·수율·제조간접비 배부·폐기와 재작업까지 함께 맞아야 Final Actual Cost가 완성된다. 더 현실적인 목표는 하나다.

어떤 Batch의 원가가 표준보다 높아졌을 때, 그 원인이 구매단가인지 추가투입인지 수율저하인지 Recipe 변경인지 데이터로 분해할 수 있어야 한다.

BOM Precision → ECR/ECO → MES Actual Consumption → ERP Inventory Movement → Batch Actual Cost → QMS Audit Trail

이 연결이 만들어지면 레시피 변경은 더 이상 현장의 구두지시가 아니다. 제조조건의 변경이 재고·원가·품질·규제정보에 동시에 반영되는 하나의 통제된 Transaction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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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Michael Han

글 · Michael Han
(주)단지 대표(식품제조, 2016~) · VSL Vietnam MD · ISO 9001·14001·45001 인증심사원.저자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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